‘인간은 망각하는 동물이다’고 니체가 인간의 본성을 표현하듯 망각이라는 것이 단순히 이성적인 능력이 부족해서가 아닌, 살아가는 데 있어 우리의 삶을 가능하게 하는 부분적인 필요요소이기도 하다. 즉 우리의 감성을 자극해 발생되는 슬픔이나 비통한 심정을 망각 없이 지속해서 온전하게 갖고 산다면 우리의 삶은 막막함 그 자체일 것이다.
하지만 때로는 우리들이 망각할 수도, 망각돼서는 안 되는 수많은 일이 있다.
이 사례들은 미래의 안전을 생명과 맞바꾼 영혼들과 그 가족들에게 다시는 이러한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우리 사회가 안전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알려주는 가슴 아픈 메시지일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그들이 우리에게 던져 준 미래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한 메시지는 어떤 것일까 우리 스스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바로 자신의 안전한 보금자리를 만들 수 있는 첫걸음인 주택에 기초소방시설을 설치하는 것이다. 주택은 난방ㆍ취사연료의 형태가 전기와 가스, 유류 등을 취급하는 주거공간으로 언제, 어디서나 화재 위험으로부터 노출돼 있어 화재 발생 잠재요소가 가장 많이 상존하고 있다. 특히 도시형 생활주택과 소방차량 진입이 어려운 주택의 경우 화재로부터 취약한 구조를 갖고 있어 얼마나 신속히 초기 대응을 하느냐가 자신의 안전한 보금자리를 만들 수 있는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화재를 인지하고 119 신고 후 소방차량이 현장에 도착하기까지는 최소 5∼10분 이상 소요되는데 이때 초기진화가 이뤄지지 않으면 인명 피해는 걷잡을 수 없을 만큼 커지고 시간이 지날수록 그 화력을 진압하기는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초기 진화를 위한 소화기와 화재 사실을 알려주는 주택 화재 경보기는 우리의 안전을 책임질 수 있는 아주 중요하고 소중한 선물인 것이다. 최근 5년간 경남의 화재 현황을 분석한 결과 주택 화재가 전체 화재 대비 20.8%로 나타났지만 인명 피해(사망자)는 59.6%의 압도적인 통계 수치로 주택 화재 발생에 따른 예방대책 마련이 무엇보다 절실한 상황이다. 소방서에 따르면 최근 3년간 화재 사실을 조기에 발견하지 못했다면 연소가 확대돼 인명 피해로 이어질 뻔한 화재 현장에서 주택용 소방시설 설치로 인해 소중한 생명과 재산을 지킬 수 있었던 사례가 7건이 있다. 이에 소방서는 시민이 보다 편리하게 기초소방시설을 구입할 수 있도록 대형 판매시설 등에 판매코너 조성을 홍보하고 있다. 또 원스톱 주민지원센터 등을 운영함으로써 시민이 보다 안전한 주거 환경 속에서 생활할 수 있도록 다방면으로 노력하고 있다. 이제는 누구나 대형 마트 등에서 손쉽게 기초소방시설을 구입할 수 있게 됐다. 기념일에는 직장동료, 이웃, 친구, 부모님들에게 기초소방시설을 선물하는 문화를 조성해 나갈 필요가 있다. 우리에게 닥칠 미래의 시간을 예측할 수는 없지만 우리 환경이 언제 어디서나 화재로 인해 소중한 우리 가족과 자신의 목숨마저 앗아갈 수 있는 무서운 존재로 둘러싸여 있다는 것은 우리가 예측할 수 있는 슬픔이고 운명이다. 우리가 예측할 수 있는 슬픔과 운명이 현재의 시점에서 이런 과거가 되풀이되지 않기 위해서는 우리에게 다가올 미래를 안전한 사회로 만들어 줄 수 있는 그 무엇인가가 필요하다. 그것은 값비싼 선물이 아닌 기념일이나 생일 등에 사랑하는 가족, 이웃, 친구 등이 기초소방시설을 선물 받길 기대하고 설레게 만들 수 있는 안전의식 문화를 조성하는 것이다. 상대방이 얼마나 자신을 생각하는지, 얼마나 자신을 사랑하는지 확인할 수 있는 선물이 바로 ‘소화기와 주택 화재 경보기’라는 안전의식이 과거의 안타까운 참사로부터 벗어날 수 있고 어리석음을 되풀이하지 않을 수 있는 미래의 안전한 사회로 나아가기 위한 디딤돌이 아닌가 생각해본다.
양산소방서 전종성 서장 <저작권자 ⓒ FPN(소방방재신문사ㆍ119플러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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