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9TalkTalk] “소방공무원 안전이 도민 안전 지킬 수 있는 근간” 손정호 충청남도소방본부장2015년부터 5년 연속 국민행복 소방정책 전국 1위 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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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년간 국민행복 소방정책 전국 1위를 달성한 충청남도소방본부. 2015년부터 단 한 번도 1위를 놓친 적이 없다. 충남소방의 수장인 손정호 본부장은 1985년 소방사 공채로 소방에 입문해 35년간 요직에 몸 담았다.
충청남도 보령소방서장, 홍성소방서장, 공주소방서장, 국민안전처 소방제도과장, 소방청 소방정책과장, 대전광역시 소방본부장, 중앙119구조본부장을 거쳐 2020년 1월 제15대 충청남도 소방본부장이 됐다.
그가 중앙119구조본부장으로 근무하던 2019년 10월 마지막 날. 독도 인근 해상에서 응급환자를 이송하던 중앙119구조본부 소방헬기(HL-9619호)가 바다로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 당시 헬기에는 중앙119구조본부 영남119특수구조대 소속 5명의 소방대원과 환자, 보호자 등 7명이 탑승해 있었다.
“이 사고를 겪은 후 직원들의 안전에 대한 경각심이 더욱 높아졌다. 불명예이기도 한데 그보다도 순직한 직원들에 대한 미안함이 컸다. 그래서 국가를 지키기 위해 희생한 동료들의 그 숭고함에 대한 가치를 높여줘야 겠다는 생각이 더 강해졌다”
그는 순직한 동료들에게 최대한의 예우를 해주고 싶었다. 그 과정에서 소방청의 도움과 중구본 전체 직원의 단결력이 큰 힘을 발했다. 그들 모두가 한마음으로 유족의 아픔을 위로하고 순직자들의 명예를 높여주기 위해 애썼다.
“그 당시 직원들에게 정말 고맙다. 동료 잃은 슬픔을 같이 나눌 수 있는 시간적 여유도 없는 와중에 모든 과정을 잘 처리해야 한다는 사명감으로 주어진 역할을 묵묵히 해나갔다. 돌이켜 보면 떠올리기 싫은 기억이긴 한데 다시는 이런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하는 게 지휘관의 역할이 아닐까 생각된다”
“곁에 있던 동료가 한순간에 사라지는 아픔은 상상을 초월할 만큼 괴롭고 힘든 일이다. 아마 내색은 안했지만 많은 직원이 PTSD에 시달리지 않았을까 싶다. 스스로에게도 엄청난 고통의 시간이었기 때문이다. 그런 아픔을 우리끼리 치료해 나가는 건 굉장히 중요한 일이다”
직원 정신건강의 중요성을 체감한 그는 충남소방본부장으로 자리를 옮긴 후 직원들의 정신건강 사업에 공을 들이고 있다. 천안과 공주, 서산, 홍성의료원 등 권역별 충청남도 지방의료원 4개소에 소방공무원 마음공감센터를 설치하는 일이다.
마음공감센터는 고위험ㆍ고강도 임무로 상시 사고나 충격에 노출된 소방공무원에 대한 심리적 고충 치유를 목적으로 소방공무원과 의용소방대원, 의무소방원 등이 이용할 수 있는 시설이다. 센터별로 전문상담사를 배치하기 위해 소방본부에서는 전문 인력을 신규 채용할 예정이다. 그전까지는 ‘찾아가는 심리상담실’ 상담사를 임시 배치한다.
최하위 계급인 소방사부터 소방본부장이라는 자리까지 올라선 손정호 본부장은 따뜻함과 섬세함으로 충청남도 안전의 공백을 없애기 위한 노력을 펼치고 있다. 7월 6일 <119플러스>가 그를 직접 만나 충남소방의 주요 시책과 미래 발전 방향에 대한 질문을 던졌다.
충남소방은 2015년부터 국민행복 소방정책 전국 1위를 놓치지 않고 있다. 어떤 이유로 1위를 유지할 수 있다고 생각하나.
국민행복 소방정책은 2010년부터 시행된 평가제도다. 화재 등 각종 재난으로부터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기 위해 각 시ㆍ도 소방본부 주요 정책을 평가하는 방식이다.
그간 충남소방에서 진행해 온 119구급서비스 품질관리와 소방장비 관리ㆍ운영 전문화, 대형재난 현장대응역량 강화 등이 큰 역할을 하지 않았나 싶다. 이렇듯 다양한 평가에서 상위권에 오르거나 우수시책으로 꼽힌 건 그 정책들로 인해 도민이 더 안전한 환경에서 생활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일거다. 앞으로도 더 좋은 정책과 확실한 현장활동으로 도민의 신뢰까지 얻도록 더욱 노력하겠다.
현장 소방공무원의 현장대응력 강화와 현장 대원 안전 확보를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나.
현장대응은 소방공무원에게 가장 중요한 업무이자 소방의 존재이유기도 하다. 현장대응력은 꾸준한 훈련에 비례해 이뤄진다. 따라서 평소 잘 짜여진 소방전술훈련과 체력관리를 생활화한다면 현장대응력은 더욱 강화될 거다.
충남소방은 매일 소방전술훈련을 진행하고 서별 평가를 통해 우수사례를 공유하면서 보강하고 있다. 현장대원 훈련능력 강화와 체계적인 팀 단위 전술훈련을 위해서는 4층 높이(약 16m), 연 면적 약 280㎡의 고층건물화재진압, 로프구조ㆍ하강훈련, 비상탈출 훈련 등 13종의 훈련이 가능한 다목적 소방훈련시설을 설치할 계획이다.
현재 기본계획 수립을 완료하고 2021년 천안서북과 계룡, 당진, 태안소방서 등 네 곳에 12억여 원을 들여 설치하게 된다. 장기적으로 ‘1소방서, 1훈련시설’ 설치를 통해 현장대응력 강화에 최선을 다하겠다.
2018년 30%였던 화재대응능력 자격 취득률을 2019년에는 42%로 12%p 상승시켜 대원들의 전문능력을 높이고 있다. 올핸 취득목표를 90%로 높여 추진 중이다. 1차 추경을 통해 1억5천만원을 확보하고 특별교육과정도 개설할 계획이다.
인프라 확충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대형 산불 발생 시 주택이나 주요시설 화재 확산 방지를 위한 비화방지용 수벽형성 관창을 전 소방서에 보급했다. 전통시장 67개소에는 화재진압 작전도를 배치 완료했다. 도내 363개소 공공기관ㆍ협력단체와 소방응원협정을 체결해 유사시 신속하게 지원할 수 있도록 협력체계를 유지하고 있다.
재난 초기엔 현장지휘관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따라서 전 소방서 지휘관을 대상으로 현장지휘관 지휘역량 강화 교육도 진행한다. 우수사례와 실패사례를 공유하면서 토론도 하고 의견을 나누는 게 곧 성장의 길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본부장으로 부임한 후 소방공무원 자신의 안전이 도민의 안전을 지킬 수 있는 기본이라는 걸 항상 강조하고 있다.
임산부 119구급서비스 등 다양한 구급 관련 정책을 펼치는 거로 알고 있다.
충남은 대부분 도농 복합지역이라 아기를 분만할 수 있는 산부인과가 없는 곳이 많다. 농ㆍ어촌이나 읍ㆍ면 등과 같이 분만 의료 취약지역에 거주하는 산모는 항상 검진과 출산에 대한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
이에 충남소방은 충남도의 핵심 공약인 저출산 극복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단 확신으로 2018년 12월부터 ‘임산부 119구급서비스’를 시작했다. 이 서비스는 구급차로 임산부를 산부인과까지 이송하고 진료가 끝난 뒤 자택으로 귀가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예약제로 운영되며 병원이 아무리 멀어도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더 나은 서비스 제공을 위해 응급분만 시스템을 갖춘 대형 임산부 전용 구급차 3대를 7월에 배치 완료했다.
산부인과 전문의를 초빙해 구급대원 역량 강화 교육도 병행할 예정이다. 지난 6월 말 기준으로 이 서비스를 이용한 산모는 총 2593명이다. 이용실적뿐 아니라 만족도 또한 높다. 많은 산모가 안심하고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시스템 마련에 최선을 다할 계획이다.
대형 재난현장에서의 환자 중증도 분류 등 다수 사상자 관리시스템을 전자시스템으로 처리하는 ‘스마트 현장관리 시스템’은 무엇인가.
스마트 현장관리 시스템은 2016년부터 시작됐다. 사물인터넷(IoT)을 소방분야에 접목할 방법을 찾던 중 이트리아지 시스템이라는 다수 사상자 관리시스템을 생각해 냈고 2017년부터 시범운영에 들어갔다. 아시다시피 대형 재난현장에서 환자의 중증도 분류는 매우 중요한 일이다.
이런 중요한 일을 정확하고 신속하게 전자시스템으로 처리할 수 있다는 건 아주 혁신적인 발상이었다고 생각한다. 성공적으로 시범사업을 마치고 그해 말 대원안전관리시스템과 동원자원관리시스템을 추가해 총 세 가지 시스템을 통합한 현재의 ‘스마트 현장관리 시스템’을 시작하게 됐다.
추가된 대원안전관리시스템은 대원마다 휴대하는 단말기에 움직임이 없으면 이를 자동으로 지휘부에서 감지해 대원구출이나 탈출명령을 할 수 있다.
또 대원 투입이나 대기 표시로 대원 관리가 가능하다. 동원자원관리시스템은 현장에 도착한 경찰이나 한전 등 지원기관에게 태그를 지급하고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에 정보를 입력하면 자동으로 인력이나 장비 등 자원 현황이 생성된다.
현재 세 가지 모든 시스템을 도내 전 소방서에서 사용하고 있다. 계속해서 직원들에게 교육하는 등 시스템 사용에 문제가 없도록 철처하게 관리 중이다. 스마트 현장관리 시스템은 신속ㆍ정확한 현장 수습은 물론 현장에 출동한 소방관의 안전까지 지킬 수 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심신 건강 관리가 필요한 소방공무원에 각별히 신경 쓰고 있다고 들었다.
지난해 충남 소방공무원을 대상으로 마음 건강 설문 조사를 한 결과 응답자 2764명 중 PTSD을 앓고 있다는 직원은 3.8%(105명)였다. 우울증을 겪는 직원은 4.2%(115명), 수면장애는 23.4%(646명)로 전체 응답자의 31.4%(866명)가 마음 건강 관리 필요 대상으로 확인됐다.
충남소방은 이를 토대로 관리 필요군을 분류해 심리상담과 힐링프로그램 운영, 병원 연계 치료 등 근원적인 문제를 해결하고자 밀착 관리하고 있다.
우선 앞서 언급한 마음공감센터를 개소할 계획이다. 이 센터를 마음의 안정을 찾을 수 있는 소통창구로 만들어 더욱 체계적으로 직원들의 마음 건강 관리를 해나가고자 한다.
또 심신안정실을 설치해 운영 중이다. 청사가 신축되거나 공간 확보가 가능한 소방청사 31개소에 심신안정실을 설치해 근무 중에도 직원들 스스로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도록 휴식공간을 제공하고 있다. 청사가 협소한 안전센터의 경우 안마의자 122대를 우선 배치해 현장 활동 후 피로를 조금이나마 풀 수 있도록 했다. 장기적으로는 ‘1청사, 1심신안정실’을 확보할 계획이다.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도록 국내 힐링 배낭연수도 지원하고 있다. 직원 3~5명이 팀을 이뤄 3일간 국내 명소를 자유롭게 여행하며 힐링과 재충전을 할 수 있도록 한다. 연수비용 일부를 지원하기 위해 6500만원을 확보했다. PTSD 등 위험군과 현장 대원을 우선 선발한다. 지난해에는 240명이 힐링 배낭연수를 다녀왔고 올해에도 270명을 선발해 지원할 예정이다.
소방공무원 초과근무수당 지급 소송과 관련해 전국 시ㆍ도 소방본부가 어수선한 분위기다. 충남의 상황은 어떤가.
최근 서울과 경기도의 미지급 초과근무수당 소송과 관련해 대법원에서 초과근무수당과 휴일근무수당을 같이 지급할 수 없다는 판결이 나오면서 다시금 어수선한 분위기를 타는 것 같다.
지난 2009년 충남도에서도 미지급 초과근무수당 관련 일부 직원이 충남도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이에 충남도는 해당 전 직원에게 휴일근무수당과 초과근무수당의 병급분을 포함해서 일괄 지급하기로 했고 2012년 12월 26일까지 전국 최초로 지급 완료했다.
초과근무수당 소송은 현재 대전고법과 대구고법에 2심이 진행 중이다. 서울과 경기도의 대법원 판결에 따라 2012년 지급된 미지급 초과근무수당 중 병급분에 대한 사전 조사를 완료한 상태다. 대법원 판결 결과에 따라 초과근무수당 병급분에 대해 회수할 예정이다.
충남소방에서 2017년부터 7개년 계획으로 추진 중인 소방복합시설이 궁금하다.
충청소방학교와 119특수구조단, 항공구조대, 장비정비센터 등 주요 소방행정기관을 청양군 비봉면으로 이전하는 소방복합시설 건립사업은 총 사업비 790여 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충남소방은 2016년 이전 지역 확정 이후 행정안전부의 지방재정 투자사업 심사와 충남도 공유재산심의회, 도의회 공유재산 관리계획, 군 관리계획 등 행정절차를 이행했다. 현재는 기본ㆍ실시설계를 진행 중이다. 2021년 공사를 착공해 2023년까지 완공할 계획이다.
충남소방의 직장협의회 설립 상황은.
2019년 12월 10일 개정된 ‘공무원 직장협의회 설립 운영에 관한 법률’이 올해 6월 11일 시행되면서 경찰, 해양경찰 등과 함께 소방경 이하 소방공무원도 직장협의회 설립과 가입이 가능하게 됐다. 우리 충남도 소방본부와 소방서 등에 18개의 직장협의회 설립이 가능하다. 소방공무원 3024명이 직장협의회에 가입할 수 있는 거로 파악하고 있다.
현재 2개 소방서에서 직장협의회 설립이 진행되고 있다. 소방공무원 근무환경 개선과 고충 처리를 위한 소통창구로 정착될 수 있도록 설립과 운영에 필요한 모든 지원을 할 계획이다.
충남은 물론 전국 소방공무원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나.
47년동안 나눠졌던 소방공무원 신분이 국가직으로 통일됐다. 모든 국민에게 안정적인 소방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첫 기틀이 만들어진 거다.
하지만 지금부터가 시작이다. ‘국민의 안전이 최우선’이란 하나의 큰 뜻 아래 한 걸음, 한 걸음 내딛는 소방의 발걸음이 새로운 역사가 된다는 마음가짐으로 전국 6만여 소방공무원 모두가 함께 노력해주시기 바란다.
코로나19 사태 장기화에 따라 현장에서 수많은 대원이 고생하고 있다. 힘든 현장 속에서도 버틸 수 있는 건 국민 여러분이 항상 소방공무원을 믿고 응원해 주시기 때문이다.
앞으로도 국민의 신뢰에 보답할 수 있도록 각자 맡은 소임을 충실히 이행해 주길 바란다. 항상 현장에서 자신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여기고 현장활동에 임해주길 당부드린다.
대한민국 국토 중심부에 있는 충청남도의 소방안전분야 총 책임자로서 각오는.
소방은 재난대응의 중심이다. 국민은 재난 종류에 관계없이 119를 찾는다. 소방공무원이라면 국민의 부름에 달려가 모든 상황을 이겨내고 국민의 안전을 보호해야 한다.
충남소방은 현장 중심의 소방공무원 양성에 최선을 다하겠다. 20년을 현장에서 근무한 베테랑이든 오늘 임용된 새내기든 국민에게는 같은 소방관이다. 어떤 현장에도 대응할 수 있는 준비된 소방공무원을 만들겠다.
또 대원들이 마음 편하게 훈련하고 역량개발에 매진할 수 있도록 근무환경 조성에도 노력하겠다. 현장 활동하면 충남소방이 전국의 표본모델이 될 수 있도록 체계적인 현장대응 시스템 마련에 앞장서겠다.
유은영 기자 fineyoo@fpn119.co.kr
<본 내용은 소방 조직의 소통과 발전을 위해 베테랑 소방관 등 분야 전문가들이 함께 2019년 5월 창간한 신개념 소방전문 월간 매거진 ‘119플러스’ 2020년 8월 호에서도 만나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