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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CUS] 화재진압대원 필수 과정 ‘실화재 훈련’ 청사진 그려졌다

소방청, 실화재 훈련시설 강화 위한 미래 방향 설정
공동활용ㆍ인력ㆍ시설ㆍ제도 등 11가지 세부과제 선정
전국 6개소 훈련시설 문제 진단 거쳐 만든 ‘기본 계획’
정책 방향 전반에 ‘긍정’ 반응 보이는 일선 진압대원들
현 실정 진단과 개선방안 함께 담긴 ‘기본 계획’ 초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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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 기자 | 기사입력 2022/09/20 [10:00]

[FOCUS] 화재진압대원 필수 과정 ‘실화재 훈련’ 청사진 그려졌다

소방청, 실화재 훈련시설 강화 위한 미래 방향 설정
공동활용ㆍ인력ㆍ시설ㆍ제도 등 11가지 세부과제 선정
전국 6개소 훈련시설 문제 진단 거쳐 만든 ‘기본 계획’
정책 방향 전반에 ‘긍정’ 반응 보이는 일선 진압대원들
현 실정 진단과 개선방안 함께 담긴 ‘기본 계획’ 초읽기

최영 기자 | 입력 : 2022/09/20 [10:00]


화재진압과 구조, 구급, 생활안전에 이르기까지 사회 전반의 소방 업무 영역은 날로 커져만 간다. 소방 태생의 근간이자 기본으로 인식되는 화재진압 분야는 예방대책의 선진화와 함께 변화되는 사회적 안전 의식 등으로 사고 건수가 여타 출동과 비교해 낮아지는 추세다.

 

하지만 과거와 달리 더욱 고층ㆍ복합화돼 가는 건축구조물의 형상과 특수물질 등 가연물의 복잡성은 날로 더해져 간다. 우리 사회 전반에 나타나는 특수 유형의 화재사고가 늘어나는 배경이다.

 

선진국에선 화재사고 시 현장에서 활동하는 소방관에게 현실성을 부여하기 위해 ‘실화재 훈련’을 도입해 오랜 기간 운영해오고 있다. 미국과 유럽 등에서는 1960년에서 70년대부터, 일본은 1990년대부터 실화재 훈련을 도입한 것으로 알려진다.

 

실화재 훈련은 안전이 확보된 상태에서 실제 화재 상황을 구현함으로써 화재 진행단계별 화염과 열ㆍ연기의 움직임을 직접 관찰하고 이해하는 과정을 통해 효과적인 화재진압 방법을 익힐 수 있도록 하는 훈련이다.

 

우리나라에선 2010년대부터 ‘실화재 훈련시설’을 갖춘 소방학교가 속속 등장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아직 전국의 모든 소방학교가 이런 시설을 갖춘 건 아니다. 

 

교육훈련 기관 중 중앙소방학교와 경기, 강원, 광주, 부산소방학교, 전남소방교육대 등 6곳 정도가 현재 실화재 훈련시설을 갖춰 놓은 상태다.

 

그러나 이 중 중앙과 경기소방학교 두 곳을 제외한 나머지는 소규모 시설로 수용 능력은 물론 화재 재현에 어려움이 있다는 게 소방청 내부 분석이다.

 

소방 안팎에선 전국 7만명을 바라보는 소방공무원 수에 버금가도록 실화재 훈련 여건을 하루빨리 구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일선 소방관들의 관심 역시 뜨겁다. 사비를 털어 태국이나 홍콩 등 외국 시설로 팀을 구성해 훈련을 떠나는 이들도 적지 않다.

 

이런 높아진 관심에 대답이라도 하듯 마침내 지난 7월 말 소방청이 현장 대응능력 향상을 위한 실화재 훈련을 강화하겠다며 ‘실화재 훈련 강화 기본 계획’을 발표했다.

 

새롭게 마련한 이 계획을 기초로 삼아 앞으로 소방관들에게 실전기술 숙달 기회를 상시 제공해 나가겠다는 방침이다. 또 현장 대응능력을 지역별 편차 없이 상향 평준화하는 등 화재진압 전술 발전의 계기로 삼겠다는 야심 찬 포부를 밝히고 있다.

 

베테랑 소방관들의 지식 공유를 통한 소방의 역량 강화를 목적으로 발간한 후 창간 4년 차를 맞은 <119플러스>의 편집 참여위원 중 화재진압 분야 전문가들은 그간 ‘실화재 훈련’과 관련한 다양한 글을 집필해 소방 분야에 알려왔다. 

 

<119플러스>에 수록된 그간의 정보들이 소방청이 수립한 실화재 훈련 강화 계획에 많은 참고가 됐다는 게 소방청 관계자 설명이다.

 

베테랑 소방관들의 정성 어린 글과 노력이 일선과 정책부서를 연결하는 데 더해 소방정책에 도움을 주는 가교역할까지 해냈다는 건 <119플러스>의 존재 가치를 되새기게 해준다.

 

소방청의 ‘실화재 훈련 강화 추진 기본 계획’에는 실화재 훈련시설의 공동활용 확대와 인력기반 보강, 시설기반 확충, 제도기반 조성 등 네 가지 큰 틀 속에서 11가지 과제가 담겼다.

 

<119플러스>가 소방의 미래 실화재 교육훈련 체계의 형상을 그려낸 ‘실화재 훈련 강화 추진 기본 계획’을 입수해 그 내용을 꼼꼼히 들여다봤다.

 

갈 길 먼 실화재 훈련… 진단 거쳐 뽑아낸 플랜

소방청이 수립한 이번 계획을 두고 일선 소방관들은 꽤나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다. 훈련시설에서부터 교수 인력, 제도기반에 이르기까지 그동안 실화재 훈련과정에서 나타난 다양한 문제와 애로점들이 녹여져 대책에 반영돼서다.

 

병명을 알아야 올바른 처방이 나오는 기본 이치를 잘 지켰다는 평가다. 기본 계획 수립 과정에서 전국의 실화재 훈련시설 구축기관 6곳에 대해 세밀한 진단을 수행한 소방청이 상존하는 문제에 대한 처방을 기본 방향으로 설정했기 때문이다.

 

▲ 전국 소방 교육훈련 기관 실화재 훈련시설 현황(출처 소방청 실태조사 결과 자료)

 

▲ 실화재 훈련시설 구축 추진 현황(출처 소방청 실태조사 결과 자료)

 

실제 <119플러스>가 입수한 소방청의 내부 분석 자료에 따르면 일부의 소방 교육기관 내 실화재 훈련시설은 시설과 장비가 노후돼 있는 등 열악한 조건에서 운영되는 곳이 많았다.

 

대표적인 문제는 소규모, 영세시설로 구축돼 화재구현에 한계가 있다는 점이다. LPG 연료만을 사용하는 시설의 경우 화재 형상 구현에 더 큰 한계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노후시설은 늘고 있지만 개보수 지연으로 인한 교육 훈련의 공백이 발생하는 일도 종종 벌어지고 있다. 훈련과 안전, 환경, 편의시설이나 시설 운용을 위한 장비 역시 부족한 곳도 많다.

 

소방청 조사 과정에선 그간 실화재 훈련을 두고 뒷말이 많던 교수 인력의 부족 현상도 확인됐다. 교수정원이 모자라고 가용할 인력풀 또한 부족한 현실 속에서 대다수 교육기관에서 활동하는 교수들의 피로감은 누적되고 있다.

 

훈련을 진행하면서 사전 준비와 사후 정리 등 모든 업무를 도맡아 수행하는 교수직 소방관들의 높은 업무 강도 문제도 확인됐다. 게다가 교수직을 맡은 많은 인력은 건강 악화를 우려해 보직을 기피하는 현상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실제 소방청 조사 결과 중앙소방학교와 광주, 부산 등은 교수 1인이 담당해야 하는 기준인원 5명을 초과했다. 6개 기관의 가용 인력풀은 모두 합쳐 31명에 불과했다.

 

각 기관 간 훈련에 대한 편차도 적지 않다. 경기와 중앙, 강원 순으로 실화재 전문교육이 활성화돼 있고 그 외 기관에선 신임과정이나 화재대응능력 1ㆍ2급 과정 위주의 일부 과목으로 운영되는 실정이다.

 

소방청에 따르면 이 같은 실화재 훈련의 다양성과 운영실적은 시설의 규모보다 교수 인력에 따라 차이가 나타나고 있다.

 

실제 2020년부터 2022년까지의 실화재 훈련시설 중 전문교육으로 운영된 실적을 보면 경기소방학교가 61회 동안 3898명을 교육한 것으로 집계됐다. 중앙소방학교는 59회 3145명, 강원 60회 2459명 등의 순이었다. 운영실적이 많은 경기도는 교수 인력이 10명이었고 강원은 8명, 중앙은 5명이 활동 중이다.

 

소방청은 이들의 보건과 안전 문제도 들여다봤다. 그 결과 보건ㆍ안전규정 일부가 미비하고 인원 부족 문제로 안전담당을 배치하지 못한 기관이 있었다. 실제 실화재 훈련으로 인한 안전사고도 보고된 것만 4건에 달했다.

 

이 같은 현실은 화재 열기와 화재구현 시 나오는 유해물질에 반복적으로 노출될 수밖에 없는 교수요원 보건, 안전 대책이 기본 계획에 담기는 계기를 만들었다.

 

실화재 훈련 청사진 ‘기본 계획’ 어떤 내용 담겼나

▲ 실화재 훈련 강화 추진 기본 계획의 추진방향과 과제(출처 소방청 자료)

 

교육 사각 제거… 훈련시설 공동활용 방안 마련

소방청에 따르면 올해를 기준으로 전국에 설치된 실화재 훈련시설은 중앙소방학교와 경기, 강원, 광주, 부산소방학교, 전남소방교육대 등 모두 6개소다. 올해 하반기에는 경북과 제주에 시설 구축이 완료되면 모두 8개로 확대될 전망이다. 

 

소방청은 이 실화재 훈련시설을 시도 간 협업을 통해 상시적으로 공동활용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해 나가기로 했다. 중앙소방학교는 대전과 세종, 충남, 충북 일부, 경기는 서울, 경기, 인천 그리고 광주는 광주와 전북, 부산은 부산, 경남, 울산 등이 공동으로 활용하도록 하는 방식이다.

 

▲ 2022년 하반기 기준 정립을 추진 중인 공동 활용 권역 지정(안)(출처 소방청 자료)

 

현재 신임교육 과정으로 활용되는 실화재 훈련을 3년마다 재직자를 대상으로 진행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단기적으로는 2017년 이후 충원된 2만명의 신임자를 대상으로 우선적인 집중훈련을 실시한다.

 

실화재 훈련 과목을 과락제로 적용해 60점 미만은 졸업을 제한하는 방향을 추진하고 훈련 기간은 현 3일에서 5일로 확대하는 방안도 마련한다.

 

장기적으로는 화재진압대원의 적정 훈련시간 산출을 통해 3년마다 1회 이상 실화재 훈련을 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재직자 경력에 따라 3단계로 실화재 훈련 커리큘럼을 개발하기로 했다.

 

1단계는 재직 3년 미만, 2단계 재직 6년 미만, 3단계 재직 7년 이상 등으로 구분해 전문교육과정을 정립하고 2022년 하반기부터 시범운영에 들어간다.

 

일당백 교수 문제 개선한다… 인력 보강 추진

제아무리 좋은 시설과 계획이 있더라도 이를 운영하기 위한 인력기반이 없다면 속된 말로 ‘도루묵’이다. 소방청은 이런 현실을 개선하기 위해 실화재 훈련시설의 운영 인력기반을 보강하기 위한 대책도 함께 수립했다.

 

교수 1인당 교육생 5명 이하 수준으로 실화재 훈련시설의 교수정원을 확충해 나가겠다는 방침이다. 교육기관의 조직진단과 교육과정 배분을 통해 인력을 재배치하는 방안을 계획 중이다.

 

소방청에 따르면 현재 전국에 설치된 실화재 훈련시설 교수 인원은 중앙이 5, 경기 10, 강원 8, 광주 4, 부산 5, 전남 8명 등이다. 

 

하지만 실화재 훈련을 위해선 연료적재와 잔존물 처리 등 준비부터 훈련 후 처리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에 많은 노동력이 필요하다. 이 같은 훈련시설이 원활하게 운영되려면 교수정원 확충과 지원인력 배치가 관건인 셈이다. 

 

이에 따라 소방청은 2022년 하반기 중 교육훈련기관 평가를 통해 각 소방학교의 교수정원 확충과 지원인력 배치를 유도해 나가기로 했다.

 

교수 인력풀을 양성하기 위한 대책도 추진한다. 시도별 현원과 비례해 진압대원 100명당 1명의 교수 인력이 갖춰질 수 있도록 관련 인력풀을 2024년까지 대폭 늘려나간다.

 

재직자 훈련 시에는 학교 소속 교수와 협업하고 신임자 과정에는 외부 교수를 활용하는 방안으로 방향을 잡았다. 또 2023년부터 2024년까지는 중앙소방학교와 경기, 강원소방학교에서 실화재훈련 강사 양성과정을 집중 운영할 계획이다.

 

교수 역량 강화방안으로는 선진기법 습득을 위한 기회도 확대한다. 2022년 하반기부터는 인사혁신처와 협의를 거쳐 단기 국외훈련 프로그램을 마련할 예정이다.

 

최적 시설기준 마련… ’26년까지 전국 13개소로 확대

소방청은 경제적이면서도 실용적인 시설기준을 마련하고 전국 교육기관에 실화재 훈련시설을 모두 설치하는 방안도 추진하기로 했다. 

 

화재 형상의 구현이 가능한 시설기준을 마련하고 수용 능력의 적정 수준을 설정할 계획이다. 또 훈련과정에서 나타나는 오염을 방지할 수 있는 부대설비 기준과 보건ㆍ안전을 위한 장비에 대해서도 최소 기준을 정립할 방침이다.

 

환경오염방지 설비 적용과 교육기관 장비, 개인장비 지급기준 등은 관련 운영기준(소방교육훈련기관 시설ㆍ장비 등 설치 운영기준, 소방장비 분류 등에 관한 규정)의 손질을 통해 마련할 계획이다.

 

2026년까지는 전국 모든 교육훈련기관에 실화재 훈련시설을 설치하겠다는 목표도 세웠다. 전국 9개 소방학교와 4개 교육대 등 13개소 훈련시설은 국고보조와 소방안전교부세 특수수요 지정 등을 통해 재원 마련에 나선다. 

 

2022년 하반기에는 경북과 제주, 2024년에는 대구, 2025년에는 경남, 2026년에는 서울과 인천, 충청 등에 훈련시설을 확보하겠다는 게 소방청 구상이다.

 

실감 기반의 첨단 훈련시설을 갖추는 방안도 함께 추진한다. 오는 2024년까지 VR, AR 기술과 가상캐릭터 AI 소방관 모사기술, 동작 인식 기술 등이 접목된 실감 기반 훈련기술 개발과 테스트 베드를 구축해 나가기로 했다.

 

실화재 훈련 인증제 도입하고 표준지침 설정한다

소방청이 수립한 실화재 훈련 강화 계획의 최종 목적 중 하나는 한국형 실화재 훈련 인증제의 도입이다. 전문가 양성을 1단계로 시작해 2단계 시설ㆍ장비 표준화를 거쳐 3단계로 실화재 훈련 인증제를 도입하는 게 목표다. 

 

실화재 훈련시설의 신규 구축 시 표준화된 기준을 적용할 수 있도록 시설과 장비 기준을 설정하고 2025년까지는 한국 실정에 맞는 실화재 훈련 인증제를 전격 도입한다.

 

실화재 운영에 관한 표준지침도 설정하기로 했다. 훈련장의 환경분석과 국내외 기준을 참조해 전반적인 시설 운영, 교육 훈련의 투입횟수, 안전요원 배치 등 교수와 교육생에 이르는 보건안전 기준을 마련할 방침이다. 

 

실화재 훈련을 도맡는 교수직 수행자에 대해 업무 하중과 중요도를 고려한 합당한 처우개선 대책도 마련한다. 이를 위해 배치인력 산정 시 현장훈련 교수를 외근으로 분류해 우선 배치하고 건강검진 실시기준을 강화하기로 했다. 

 

또 현재 교육훈련기관 장비 보유지급 기준이 없는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개인장비 등은 외근에 준하는 기준을 적용해 지급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교수요원은 전문성 축적을 위해 잦은 인사이동을 방지하도록 하고 현장훈련 교수에 대해서는 소방본부급 수준으로 격무, 기피부서 가점을 부여할 방침이다.

 

▲ 실화재 훈련 기본 계획 세부 추진 과제(출처 소방청 자료)

 

 

최영 기자 young@fpn119.co.kr

 

<본 내용은 소방 조직의 소통과 발전을 위해 베테랑 소방관 등 분야 전문가들이 함께 2019년 5월 창간한 신개념 소방전문 월간 매거진 ‘119플러스’ 2022년 9월 호에서도 만나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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