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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심이 얕은 급류에서 사용할 수 있는 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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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119특수구조단 방제웅 | 기사입력 2021/08/20 [10:00]

수심이 얕은 급류에서 사용할 수 있는 기술

서울119특수구조단 방제웅 | 입력 : 2021/08/20 [10:00]

지난 호까지 보트를 활용한 구조 기술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이번 호에서는 조금 다른 상황에 적용되는 얕은 물 건너기(Shallow water crossing)에 관해 다뤄보도록 하겠습니다. 

 

얕은 물 건너기(Shallow water crossing)

해외 교재를 검색해보면 Shallow water crossing이라는 표현 이외에도 Wading rescue, Wading response, Shallow water technique 등으로 표현합니다. Wade라는 단어를 네이버 사전에 검색하면 ‘(물, 진흙 속을 힘겹게) 헤치며 걷는다’는 뜻입니다. 급류에서 말하는 Wading 역시 급류를 헤치며 걷는 행위를 말합니다. 각자 표현하는 방법은 다르지만 여기선 ‘얕은 물 건너기’로 통일해 말씀드리겠습니다.

 

이 기술은 말 그대로 공격형/방어형 수영 등의 기술을 할 필요가 없는 유속이 느리고 얕은 수심에서 대원들이 직접 급류를 건너거나 구조하는 기술입니다. 이 기술의 장점은 별다른 장비가 필요 없고 빠르다는 겁니다. 하지만 이 기술을 사용하기에 앞서 그 한계부터 명확하게 인지하고 있어야 합니다.

 

얕은 물 건너기의 한계

1. 수심의 한계

얕은 물 건너기 기술의 가장 큰 한계는 허리 이하의 수심에서만 사용해야 한다는 겁니다. 수심이 허리 이상으로 올라오기 시작하면 PFD의 부력으로 인해 몸이 뜨기 시작하며 점점 균형을 잡을 수 없는 상황으로 이어지기 때문입니다. 만약 팀을 이뤄 기술을 시도한다면 항상 그 팀에서 키가 가장 작은 사람을 기준으로 둬야 합니다.

 

2. 유속의 한계

얕은 물 건너기를 하는 모든 대원은 급류에 진입하는 순간부터 강한 유속을 버틸 수 있어야 합니다. 소방청 급류구조 대응실무에서는 ‘천천히 걷는 속도(약 0.5㎧)에서는 허리 정도 수심까지 잠겼을 때 균형을 잡기 힘들다’고 나와 있습니다. 즉 급류구조에서 언급하는 급류의 기준 속도(1knot = 약 0.5㎧)는 허리 정도의 수심부터 언제든지 대형이 무너질 수 있다는 뜻입니다. 

 

3. 바닥 지형의 한계

얕은 물 건너기를 수행할 때 사전 조사가 이뤄지지 않았다면 바닥 지형은 오로지 기술을 수행하는 대원의 감에 의존해 움직일 수밖에 없습니다. 즉 다시 말해 언제든지 어딘가에 발이 낄 수 있는 상황(Foot entrapment)이나 미끄러움 등의 지형적 문제로 인해 발을 올바르게 지탱하거나 버티지 못하는 상황에 직면할 수 있습니다. 

 

얕은 물 건너기를 수행하기 위한 사전 조건

얕은 물 건너기를 수행하기 전에는 반드시 올바른 훈련이 선행돼야 합니다. 위에서도 언급했듯이 이 기술은 언제든 대형이 붕괴할 수 있는 위험이 존재합니다. 얕은 물 건너기를 시도하려는 대원들은 전원이 자가-구조(Self-rescue)를 할 수 있어야 합니다.

 

또 대형을 유지하고 이동하기 위해 내 동료와 내 두 다리가 세 개의 지지점을 유지하면서 이동하면 수중 바닥에서 발생할 수 있는 발이 끼이는 상황에 대비할 수 있도록 훈련돼 있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얕은 물 건너기를 하는 대원을 위해 대원의 수보다 더 많은 수의 하류 안전 대원들이 배치돼야 합니다. 

 

얕은 물 건너기 기술

1. 1열 종대형

1열 종대형은 [그림 1]처럼 대원들이 서로 1열 종대로 서서 대형을 갖춰 건너는 방식입니다. 먼저 1명의 대원이 팀의 팀장 역할을 합니다. 일반적으로 모든 대원이 경험과 지식이 동일한 수준이라는 가정하에 팀장은 그중 가장 덩치가 큰 사람으로 선정합니다.

 

▲ [그림 1] 1열 종대형 건너기 훈련(충청소방학교 1기 급류구조반)

 

그 이유는 팀장이 서 있는 위치부터 작은 에디가 만들어져 다른 대원들이 건너는 걸 조금 더 수월하게 해 주기 때문입니다. 팀장은 하류 쪽을 바라보고 대원 전체의 움직임을 파악하면서 이동 속도를 조절합니다. 다른 대원들은 상류를 보고 서로를 상류 쪽으로 밀어주듯이 자세를 잡습니다.

 

대형이 갖춰지고 진입 준비가 되면 팀장의 구령에 맞춰 천천히 이동을 시작합니다. 이때 팀장은 대원들의 상태를 계속 파악해 수심이 허리보다 더 깊어지거나 대형을 유지할 수 없다면 대형 붕괴를 지시하고 대원들은 즉시 대형을 붕괴시켜 자가-구조를 수행([그림 2] 참조)해야 합니다.

 

▲ [그림 2] 대형 붕괴 후 자가-구조 중인 대원(충청소방학교 1기 급류구조반)

▲ [그림 3] 1열 종대형 건너기 훈련을 준비하는 대원(소방청 급류구조 대응 실무)

 

2. 쐐기형

[그림 4]는 쐐기형 건너기 기술입니다. 대원들이 서로 쐐기의 형태처럼 거꾸로 된 V자 모양을 만들어 건너는 방식입니다. 팀장 선정과 기본적인 자세, 붕괴 기준 등은 1열 종대형과 같습니다. 쐐기형의 장점은 대원들이 만든 대형 중간에 1열 종대형보다 더 큰 에디가 만들어지고 이 공간을 활용해 고립된 구조대상자를 구조나 이송할 수 있는 여유 공간이 생긴다는 겁니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1열 종대형보다는 각각의 대원이 급류의 영향을 더 많이 받으며 대형 특성상 이동 속도가 더디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 [그림 4] 쐐기형 건너기 훈련을 하는 대원(2013년 DRI 급류구조 과정 중)

 

3. 기타 

이 외에도 패들, 장대 등을 이용한 1인 건너기와 1열 횡대형, 대원들이 서로 원형의 대형을 만들어 건너는 People pivot 등 다양한 방법이 존재합니다. 하지만 위의 두 가지 방법 이외에는 잘 사용하지 않습니다. 

 

▲ [그림 5] 1열 종대형 훈련 중 팀장이 대열 옆으로 밀리는 상황(충청소방학교 2기 급류구조반)

▲ [그림 6] 1열 종대형 지상훈련(충청소방학교 1기 급류구조반)


마치며
얕은 물 건너기는 앞의 3열까지 대부분의 힘을 다 받습니다. 이는 급류구조 교육을 경험한 분들이라면 공감하리라 생각합니다. 만약 단순히 급류를 건너는 상황이 아닌 구조대상자를 구조 또는 이송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물의 저항을 이기는 대원들과 구조 또는 이송을 하는 대원들로 임무가 나뉠 수 있도록 많은 수의 대원이 팀을 이뤄야 합니다.

 

또 팀장의 판단을 전적으로 존중해야 합니다. 보통 제일 큰 저항을 받아 대열 중 가장 먼저 대형 유지가 어려워지는 사람이자 이동 중 대원과 대형 전체를 눈으로 확인하는 건 팀장이기 때문입니다.

 

여러분 부서에 급류구조 교육을 다녀온 분이 있다면 지상에서의 충분한 팀워크 훈련 뒤 관내의 얕은 수심이 있는 곳에서 실제 훈련을 해 본다면 얕은 물 건너기는 이름처럼 쉬운 기술이 아니라는 걸 실감하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모쪼록 이번 여름에도 아무 일 없이 현장 활동하시길 바랍니다. 


서울119특수구조단_ 방제웅 bangjewoong@seoul.go.kr

 

<본 내용은 소방 조직의 소통과 발전을 위해 베테랑 소방관 등 분야 전문가들이 함께 2019년 5월 창간한 신개념 소방전문 월간 매거진 ‘119플러스’ 2021년 8월 호에서도 만나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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