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
광고
광고

급류구조 현장 활동을 시작하기 위한 준비

광고
서울119특수구조단 방제웅 | 기사입력 2022/02/21 [10:00]

급류구조 현장 활동을 시작하기 위한 준비

서울119특수구조단 방제웅 | 입력 : 2022/02/21 [10:00]

한겨울이 지나가고 이제 2월이 됐습니다. 개인적으로 지금이 급류를 포함한 모든 수상구조 활동의 준비를 시작해야 하는 시기라고 생각합니다. 이번 글은 <119플러스> 2021년 6월호 ‘급류구조 현장 활동을 위한 준비’의 내용과 어느 정도 중복되는 주제임을 먼저 밝힙니다.

 

왜 지금이 준비를 시작해야 하는 시기인가?

한 해 중 물이 가장 적은 시기를 갈수기라고 합니다. 보통 겨울철이 여기에 해당하는데요. 얼음이 얼어있는 시기보다는 얼음이 녹아 물이 흐르는 2월 정도가 하천의 수위가 낮으면서 물의 흐름을 어느 정도 관찰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우린 이 시기에 관할구역에서 평수위 때 물에 가려진 바닥 지형을 확인함으로써 평수위ㆍ수위가 높아지는 시기에 눈에 보이지 않는 위험요소를 미리 확인할 수 있습니다. 

 

보통 여기까지가 급류구조 과정에서 많이 언급하는 내용입니다. 하지만 우리가 준비해야 할 게 이것뿐일까요? 지금부터 이밖에 다른 내용에 관해 얘기해보려고 합니다.

 

▲ 동일한 위치에 대해 수위가 낮을 때 육안으로 확인 가능한 위험요소의 예시

 

또 다른 준비사항들

관내에 매년 장마철만 되면 수위가 급격하게 높아지는 하천이 하나 있다고 가정해보겠습니다. 그러던 중 어떤 해에 물이 불어나고 의도치 않게 주변을 지나던 차량이 그 물에 빠져 신고가 들어왔습니다.

 

여러분이 현장에 도착했을 때 구조대상자가 차 안에 있는 상황이라면 곧바로 구조작전을 진행할 준비가 돼 있나요? 이 상황에서 몇 명의 인원과 어떤 장비를 사용해 이 작전을 수행해야 할까요? 그리고 우린 이러한 상황에 준비가 잘 돼 있을까요? 지금부터 언급할 또 다른 준비사항들은 이와 관련된 내용입니다.

 

1. 관내의 자료 수집과 분석

가장 첫 번째로 고려해야 하는 건 ‘우리가 활동하는 관내에 급류 상황을 대처해야 할 필요성이 얼마나 존재하는가’입니다. 이를 판단하기 위해 몇 가지 자료 수집과 분석을 수행해야 합니다. 먼저 관내 하천의 전체적인 현황과 수위 자료를 수집하고 분석해야 합니다. 

 

▲ 훈련 전 현장 확인(필자가 참가한 2013년 미국 급류구조 과정 중)

 

전체적인 현황 조사 시 단순히 하천의 개수만을 조사하는 게 아니라 유동 인구의 수준이나 교통량 등을 같이 고려합니다. 이는 현장 특성이나 사고 종류를 예측할 수 있는 자료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대한민국 하천 수위 대부분은 한강홍수통제소 사이트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관할 군청에 자료를 요청하는 방법으로도 수집이 가능합니다. 이 두 가지를 통해 유동 인구가 많고 유속ㆍ수위 변동이 발생하는 구역부터 순서대로 정리합니다. 

 

두 번째로는 과거 사고사례 수집으로 검토해 볼 수 있습니다. 문헌으로 기록된 거라면 가장 좋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관내에 오래 근무하신 선배님뿐 아니라 래프팅 등 수상 활동을 위주로 생업에 종사하는 사람들, 관할에 있는 관공서(경찰, 군청 등)의 자료ㆍ경험담도 좋습니다. 이때 중요한 건 ‘어느 시기’에 ‘어느 위치’에서 ‘어떤 종류의 사고’가 발생했는지를 확인해야 합니다.

 

관내 상황과 수위 자료, 과거 사례 이 세 가지 자료를 종합해 관내 지리조사, 사전계획의 우선순위와 개략적인 위험등급을 부여합니다. 위험등급을 구분하는 방법은 <119플러스> 2021년 6월 호 ‘급류구조 현장 활동을 위한 준비’에 자세히 기술돼 있습니다. 

 

2. 전력 분석ㆍ임무 부여

위에서 분석한 정보를 바탕으로 본인의 부서와 소방서가 대응할 수 있는지를 분석합니다. 물론 각각의 분야에 대해 모든 대원이 전문교육을 받아 분야별 팀을 구성할 수 있다는 게 가장 이상적이겠죠.

 

하지만 대부분 소방서는 급류구조 교육을 받은 대원조차 많지 않을 겁니다. 그렇기에 여기서 말하는 전력 분석ㆍ구성은 우리 부서뿐 아니라 인근 관할 기관까지 포함하는 겁니다. 

 

▲ 급류구조 자원 정보조사 예시(소방청 급류구조 대응실무)

 

먼저 본인 부서에 대한 분석부터 시작합니다. 장비는 얼마나 갖췄는지, 교육받은 인원은 몇 명인지, 대원들의 훈련 수준은 어떠한지 등을 확인합니다. 이를 위해 급류구조 대응실무에 하나의 예시를 작성해 놨습니다.

 

이런 방법을 통해 현장에서 가용할 수 있는 인원이나 장비, 훈련 수준을 파악하고 급류구조 상황 발생 전 미리 기본적인 임무를 부여해 두는 게 좋습니다. 다음으로는 같은 방식으로 관할구역의 인접 부서 자원을 분석한 뒤 동일하게 임무를 부여합니다. 

 

3. 적절한 훈련ㆍ검토

이젠 개인별 수준 확인을 통한 적절한 훈련뿐 아니라 상호 응원 협정을 해야 하는 부서와 사전에 모의 훈련까지 진행해보는 게 좋습니다. 우선 각 부서의 임무에 적합한 훈련을 합니다.

 

▲ 대규모 현장 수색 훈련을 진행 중인 교육생(충청소방학교 3기 급류구조반)

 

가장 좋은 건 자격을 갖춘 강사를 통해 진행하는 게 좋으나 그렇지 못한 경우 교육을 받은 대원을 통해서라도 기본적인 기술을 습득해 숙달합니다. 개인별 훈련을 진행하고 어느 정도 숙달되면 관내 조사를 통해 확인된 그간의 사고사례와 해당 환경에서 있을 법한 상황을 준비해 그에 맞는 모의 훈련을 해봅니다.

 

이를 통해 이미 부여된 임무와 해당 부서가 설정한 모의 훈련의 적합성을 검토합니다. 대부분 이 단계를 일회성으로 진행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이 단계는 ‘개인의 숙달 여부’를 평가하는 게 아닌 ‘준비한 상황의 적합성 검토ㆍ미비점 확인’이 주안점이 돼야 합니다.

 

훈련 진행 후 상호 간 충분한 검토ㆍ미비점을 확인해 개인 임무 변경이나 시나리오 수정, 실제 필요한 자원의 규모 등을 다시 판단하고 구성해 전략을 좀 더 세밀하게 세워줍니다.

 

4. 현장 지휘 체계 수립

위 모의 상황 훈련은 개개인 수준과 전략 검토 등 다양한 측면에서 도움이 되는 부분입니다. 하지만 우리가 훈련에서 종종 간과하는 게 ‘현장 지휘 체계’ 측면입니다. 훈련ㆍ검토를 진행하는 단계에서 지휘부와의 원활한 의사소통 방법을 마련하고 구축합니다.

 

▲ 급류구조 자원 정보조사 예시(소방청 급류구조 대응실무)

 

예를 들어 대원들이 아무리 팀워크와 기술이 좋아도 현장 지휘관과의 소통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아무 쓸모없는 작전이 될 수 있습니다.

 

현재 대부분의 현장 지휘관분들은 급류라는 분야에 대해 거의 지식이 없을 수 있습니다. 여러 가지 모의 훈련을 진행했다면 이를 반드시 본인 부서의 지휘부와 공유해 각각의 모의 상황에 맞는 현장 지휘 체계를 검토하고 수립합니다. 

 

5. 계획  배포ㆍ의견 청취

이제 위의 모든 작업이 마무리되면 이를 정리해 관련된 모든 대원과 관계 부서에 배포합니다. 아무리 작은 임무를 가진 대원이라도 모든 계획을 볼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그 뒤 적절한 의견 청취를 통해 최종 미비점 확인, 상위 기관(존재 시)과의 계획 일치성, 법령 준수 여부 등을 확인해 계획을 보강합니다. 

 

6. 충분한 인력ㆍ장비 확보를 위한 노력

마지막으로 충분한 인력ㆍ장비를 확보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지속적인 교육 참여를 통해 급류구조 기술을 습득해오는 대원들이 많아져야 하며 부족한 장비도 점차 보강해 나가야 합니다.

 

예를 들어 우리 부서에 급류구조 과정을 이수한 대원이 1명밖에 없다면 이 대원의 휴가 등 부재 상황에서는 이를 대체할 인력이 없어집니다. 적절한 인원과 적합한 장비는 충분히 준비되도록 시간을 들여 지속해서 노력해야 합니다. 

 

마치며

위 내용은 모두 관내 급류 상황(예 하절기 장마 시기)이 발생하기 전에 이뤄져야 합니다. 또 단순히 일회성으로 끝나선 안 됩니다.

 

만약 관내 자료 조사 시 여러 장소에서 다양한 사고 기록이 있다면 이 내용에 대해 서로 다른 모의 상황을 만들어 훈련을 진행하고 검토해야 합니다. 이는 생각보다 상당히 오래 걸리는 작업이 될 수 있습니다.

 

만약 여러분의 부서에 급류구조 과정을 배운 분이 극소수라면 더욱 오래 걸릴 수 있습니다. 절대 일회성으로, 또 한 해에 모두 마무리될 작업이라고 생각하셔도 안 됩니다.

 

올해뿐 아니라 내년에도, 내후년에도 계속 진행해 검토하고 보완하시는 걸 권장합니다. 항상 여름을 위한 준비는 겨울부터라고 생각해주십시오. 

 

벌써 급류구조에 대한 글을 거의 2년 조금 안 되게 연재한 것 같습니다. 이제 제가 하고 싶었던 얘기들이 끝을 향해 달려가네요. 늦었지만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이 올 한해도 항상 안전근무하시길 기원합니다.

 

서울119특수구조단_ 방제웅 bangjewoong@seoul.go.kr

 

<본 내용은 소방 조직의 소통과 발전을 위해 베테랑 소방관 등 분야 전문가들이 함께 2019년 5월 창간한 신개념 소방전문 월간 매거진 ‘119플러스’ 2022년 2월 호에서도 만나볼 수 있습니다.>

 

광고
소다Talk
[소방수다Talk] “누구보다 높은 곳에서 재난 현장을 지켜본다”… 소방 드론 운용자
1/5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