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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내전- XⅣ

화재 현장의 마리아나 해구 ‘지하 주차장’ 생존 확률을 높여라! 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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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북부소방재난본부 김남휘 | 기사입력 2023/04/20 [10:00]

소방내전- XⅣ

화재 현장의 마리아나 해구 ‘지하 주차장’ 생존 확률을 높여라! ②

경기북부소방재난본부 김남휘 | 입력 : 2023/04/20 [10:00]

<지난 호에서 이어지는 내용입니다.>

 

지하 주차장 화재 현장 생명줄 통신수단

화재 현장에서 고립ㆍ실종으로 인한 순직사고는 계속해서 발생하고 있다.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이런 상황을 타개해보고자 소방관의 생존 가능성을 높일 수 있는 여러 아이디어를 생각해 행정안전부에 제출했더니 잘했다고 상도 주고 상금도 주는 고마운 일이 있었다. 그 내용을 소개해 보고자 한다. 

 

전적으로 소방관 시점에서의 장비이니 참고만 해도 무방하다. 일단 지하 주차장은 통신이 안 된다. 무전기를 갖고 들어가 봐야 무용지물이다. 지하 주차장에는 무선통신보조설비가 설치돼 있는데 화염이 돌았다면 이 무선통신보조설비의 케이블도 타버리지 않을까 생각된다. 따라서 추가적인 장비가 필요하다. 

 

▲ 이동기지국

 

모두가 알지 못하는 사실이 있다. 대형물류창고도, 지하 주차장도 마찬가지다. 일단 통신이 안 된다. 대형 건물일수록 전파가 건물 벽을 뚫지 못해서다. 평소에 통신이 되는 이유는 통신 중계기가 설치돼 있기 때문이다. 

 

얼마 전 대형물류창고 통신 실험을 진행했다. 화재 상황을 가정하고 화재로 인한 중계기 전원 차단을 설계해 중계기를 off 시켰다. 그리고 건물 내부와 지하에서 통신 가능 여부를 체크했는데 역시 가정대로 통신은 불가능했다. 현장 투입 인력과 철수 인력을 수시로 체크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위 사진은 이동기지국이다. 작동원리는 주변 통신관로에서 광케이블을 끌어와 차량에 연결하고 강력한 주파수를 안테나를 통해 발생시킨 후 건물에 침투시킨다.

 

실험 결과 차량에서부터 건물 내부 약 30~40m 지점까지는 통신이 가능한 걸 확인할 수 있었다. 추가로 보완할 수 있는 장비는 릴레이방식의 무선안테나다. 이동형으로 화재 현장 군데군데 안테나를 배치해 진입로 상에 통신이 가능한 환경을 만들어 낼 수 있다.

 

데이터 통신을 활용한 ‘소방관을 살리는 4-in-1 시스템’

소방관의 안전사고 확률이 가장 높은 화재 현장을 두 곳만 꼽는다면 대형물류창고와 지하 주차장이라고 할 수 있다.

 

매몰 또는 실종으로 소방관의 순직사고가 계속 반복되고 있는데 대형물류창고 화재 현장에서 소방관의 안전 확보를 위해선 소방관의 실시간 진입 경로와 작전 상황을 파악할 수 있는 안전장비가 필요하다.

 

대형 화재 현장에 소방관이 진입할 때 가장 필수인 정보는 진입 경로와 현재 위치다. 필자가 아이디어를 낸 ‘소방관을 살리는 4-IN-1 시스템’은 데이터통신망을 활용해 실시간으로 영상을 송출하고 보행 항법 기술을 활용한 위치추적기를 재난안전통신망(PS-LTE)의 데이터 통신으로 구현하는 방식이다.

 

소방관의 진입 경로와 현재 작전 위치를 실시간으로 상황실에서 모니터링할 수 있게 되면서 소방관의 안전 확보를 가능하게 하는 개념이다.

 

추가로 실시간 소방관의 생체정보까지 재난안전통신망(PS-LTE) 단말기에 추가해 최종적으로 네 가지 기능(①무전기 ②실시간 영상 송출 ③보행 항법 위치추적기 ④실시간 생체신호기)을 재난안전통신망(PS-LTE) 단말기 1대로 통합 구현하면서 생존 가능성을 높이는 게 주목표다.

 

▲ 데이터통신망을 활용한 화재 현장 모니터링 시스템

 

이 시스템을 도입하면 PS-LTE 데이터를 활용해 화재 현장에서 발생ㆍ파악 가능한 정보들을 실시간으로 전송하고 119상황실에서 모니터링할 수 있다. 고립 실종에 대한 대비와 예방이 가능해지는 셈이다. 

 

현재 GPS 기반의 위치추적 시스템은 대형물류창고 심부까지는 추적이 불가능하다. 하지만 서울대학교에서 개발한 보행 항법 위치추적 장치를 적용하면 대형물류창고 내 위치추적이 가능해 현장에 진입한 소방관의 정확한 위치를 파악할 수 있게 된다.

 

지하 주차장에서 전기차의 열 폭발이 발생하면 급격한 화염이 분출하는데 이 정보는 빠른 전파가 중요하다.

 

건물 내 흩어진 소방대원들의 시각 정보를 실시간 영상정보 송출시스템을 활용해 119상황실 모니터링 단계에서 파악한 후 화재 현장 전체에 무전기로 탈출을 지시하거나 탈출로 유도등을 통해 전파한다면 소방관의 생존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 데이터통신망을 활용한 화재 현장 모니터링 시스템


1. 실시간 영상정보 송출 시스템 

▲ 흐름도


무전기의 카메라를 활용해 화재 현장 영상을 실시간으로 전송하고 전송된 영상은 119상황실에서 모니터링할 수 있게 돼 그 자리에서 현장을 파악할 수 있다. 또 위험 발생 징후 또는 현장 상황을 현장 전체로 전파할 수 있다.

 

2. 보행 항법 기술적용 실시간 위치추적 시스템

▲ 보행 항법 장치 위치추적 프로그램 시연 장면


지하 주차장 같은 구조에 짙은 유독가스와 농연으로 가득 찬다면 소방관의 진입과 탈출에 매우 어려운 환경이 조성될 수 있다. 지하 주차장 실내에서는 GPS 기반 위치추적이 불가능함에 따라 GPS를 대체할 수 있는 위치추적 장치가 필요하다.

 

현재 서울대학교에서는 보행 항법 기반 위치추적 장비 개발을 완료해 칩셋 형태로 제작했다. 이 칩셋을 무전기에 탑재한다면 지하 주차장에서 추적이 불가능한 GPS를 대체해 소방관의 위치를 파악할 수 있다. 실제 실험결과 오차범위 1m 이내로 비교적 정확한 성능을 확인할 수 있었다.

 

3. 생체정보 실시간 모니터링 시스템

▲ 흐름도

 

소방관은 대부분 산소가 희박한 화재실 내부로 진입하게 된다. 이때 소방관의 생체징후를 파악해 실시간으로 119상황실에 전송하면 상황실에서 화재 현장에 진입한 소방관의 생체징후를 모니터링해 사전에 관리할 수 있다.

 

4. 소방 무전망 통합 PTT

소방에서 사용하는 무전망은 UHF망과 PS-LTE망 두 가지다. PTT 프로그램을 PS-LTE 단말기에 탑재하면 UHF망도 PS-LTE 단말기에서 수ㆍ발신이 가능해진다.

 

PS-LTE 단말기에 PTT 프로그램을 탑재할 경우 2개의 무전기를 1개로 줄일 수 있다. 이는 화재 현장에서의 복잡성과 소방관의 무게 부담을 덜어주는 효과가 있다.

 

아이디어 시나리오

 Case 1  대형물류창고 화재 발생으로 내부 소방관 고립 사고 발생

지하주차장에서 전기차의 열 폭발 발화로 급격히 화재가 확산해 다량의 검은 연기가 분출되면서 내부에 진입한 소방관들이 탈출로를 파악하기 어려워 탈출하지 못하는 상황.

 

PS-LTE 단말기 내에 탑재된 실시간 영상정보 송출 시스템으로 현장 상황을 파악해 현장 전체에 전파하고 대략적인 구조를 화면으로 파악. 이후 PS-LTE 단말기에 탑재된 보행 항법 기술적용 위치추적 장비로 실시간 119상황실에서 소방관의 진입 경로를 파악해 신속하게 구조대를 투입. 건물 내부에서 화재를 진압하던 고립된 소방관들을 구출. 소방관의 인명피해를 막을 수 있음.

 

 Case 2  최고기온 37℃를 기록한 여름날,

건물 내부에서 화재를 진압하던 소방관 열사병 실신 발생

OO시 공장 창고 화재 현장에서 화재를 진압하던 A 소방관이 방화복을 입고 30㎏에 달하는 화재진압 장비를 착용한 채 화재진압 작전 수행 중 열사병ㆍ탈수 증상으로 실신하는 상황 발생.

 

내부는 연기와 열기로 가득해 시야 확보가 어려운 상태. 실종 소방관의 위치 파악에 난항이 예상됨.

 

다행히도 새로 도입된 PS-LTE 연동 생체정보 실시간 모니터링 시스템에서 실종 소방관의 탈수ㆍ실종 상황이 발생하기 전부터 지속해서 생체 이상징후 알람이 발생함.

 

119상황실에서 PS-LTE 단말기에 탑재된 실시간 영상정보 송출 시스템과 보행 항법 기술을 활용한 위치추적 장비로 계속 모니터링함. 덕분에 신속하게 실종 소방관의 실신 위치를 119상황실에서 파악하고 현장 지휘부에 전송해 곧바로 투입된 구조대가 실신 소방관을 구출함.

 

현장 정보 모니터링의 중요성

▲ 현장 정보 119상황실 모니터링 개념도

 

열악하고 위태로운 현장일수록 모니터링의 중요도는 높아진다. 얼마 전 미국이 오사마 빈라덴을 사살할 때 생중계한 걸 본 적이 있다.

 

상황실에서 위성과 헤드캠, 드론 등 모든 영상정보를 취합해 작전을 지시ㆍ지원하고 있었다. 현장에서 총을 들고 뛰는 군인은 몇 명밖에 없는데 그들을 지원하는 인력이 족히 수십 명은 돼 보였다.

 

이게 바로 시대 변화다. 첨단장비의 힘을 빌려 생존 가능성을 높이고 작전 성공확률을 높이는 확률싸움이 가능해진 셈이다.

 

우리 소방도 열악한 현장을 극복하진 못하더라도 지옥의 불구덩이 같은 지하 주차장 화재 현장에서 생존 가능성을 높이는 작업을 지속해서 개발해 나가야 한다.

 

경기북부소방재난본부_ 김남휘 : nami002@gg.go.kr

 

<본 내용은 소방 조직의 소통과 발전을 위해 베테랑 소방관 등 분야 전문가들이 함께 2019년 5월 창간한 신개념 소방전문 월간 매거진 ‘119플러스’ 2023년 4월 호에서도 만나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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