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6회기 국회 행자위 국정감사가 소방방재청을 필두로 개회되어 지난 한 해 동안 소방방재청이 추진해온 과제물들을 종합적으로 검사를 받았다.
이번 국감에서 국회의원들의 비전문성은 둘째 치더라도 평소 소방에 관심을 두고 온 의원들조차도 먼지만 풀풀 날린 채 실체는 걷어내지 못하는 불투명한 국감을 치러야만 했다.
그나마 일 년 단 한번 있는 국감을 통해 자신들의 입지를 다지고자 했던 의원들의 속내는 새카맣게 타들어 갈 만도 했다.
의원들이 관련된 전문지식이 없으니 보좌관이나 비서관들에게 의존해 자료를 취합하고 피상적으로 얻어진 정보를 바탕으로 소방방재청에 자료를 요청해봐야 마치 잘 짜여진 시나리오처럼 자료 없음으로 일관하니 어디 국감다운 국감을 진행할 수 있었을까 내심 반문해본다.
항간에서는 국무조정실이 각 부처에 내려보낸 ‘국정감사 정보 공개 및 홍보 강화 방안’ 지침이 보안을 앞세워 알맹이가 빠진 자료만 내거나 늦장 제출하도록 하는 등 국감의 효율성을 떨어뜨리는 주요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그래서인지 의원들은 청장에게 호통 한 번 치고 앞으로 잘하라는 격려수준으로 봉합하려 하니 그 밥에 그 나물은 아니었는지 제 17대 국회 국정감사 취재를 마치고 국감장을 빠져나오는 내내 뒤통수가 간지러웠다.
소방공무원들의 열악한 근무환경조건 등을 익히 직간접으로 보고 들어왔던 의원들 모두 고개를 끄덕이며 부실한 사업 과제에 대해서 수용해주려는 방관자적인 자세를 취하지만 어디 열악한 근무환경 조건 속에서 불철주야 자신을 헌신하며 자긍심 하나만으로 미래를 바라보며 희망을 버리지 않던 그들이 소방정책을 수립하고 만들어가던 사람들이었던가?
개청 1년 3개월이 되도록 조직 하나 장악하지 못해 물과 기름처럼 융합되지 못하는 기형적인 조직을 만들어 놓고 조직평가가 끝나기도 전에 다시 부랴부랴 서둘러 팀제로 개편한 후 큼직한 보따리 하나 옆에 둔 채 떠날 날만을 손꼽아 기다리는 모습이 과연 한 식구라고 자처할 수 있는지 반문해본다.
국감 현장에서 한 의원이 예산도 제대로 확보하지 못하는 모습에 내심 답답했던지 “우는 아이에게 젖 물린다”고 한 마디 거든다.
자신의 밥그릇도 제대로 찾아 먹지도 못하는 현재의 상황에서 자주 소방 독립은 그저 요원한 꿈일 뿐 그 이상 그이하도 아니다.